
앞으로 다양한 맥주와 소주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을 찾아갈 전망이다. 정부가 주류제조업의 면허기준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제17차 회의에서 ‘경쟁제한적 진입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오는 2010년 12월 31일까지 주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주류생산시설 용량기준을 큰 폭으로 완화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주류제조업 면허를 받으려면 주종(酒種)별로 일정한 제조시설을 갖추도록 제한했다. 현행 기준으로 맥주는 1850㎘(500㎖짜리 370만병), 희석식 소주는 130㎘(360㎖짜리 36만병)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 <표 참조>
공정위 관계자는 “제조시설 기준이 과도하게 높게 설정돼 신규진입이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필요 이상의 시설기준은 소규모업체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이 지적대로 소주나 맥주 등 대중주의 제조시설 기준이 턱없이 높아 대규모 기업(소주회사 10곳, 맥주회사 2곳)을 제외한 중소기업의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주류제조업 면허기준을 낮추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주류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일본은 지난 2004년 맥주의 제조기준을 2000㎘에서 60㎘로 대폭 완화한 바 있다. 그 결과 일본에는 현재 맥주제조회사가 270여개로 늘어 다양한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방안을 통해 경쟁력은 있지만 자본이 부족한 주류제조자의 신규진입이 한결 쉬워지고, 소자본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 맥주·소주 시장에서 중소업체들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 품질과 맛,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한, 종합주류도매업의 면허기준도 완화된다.
현재 이 면허를 받으려면 주세법 시행령에 따라 일정 자본금과 창고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인구 50만명 이상의 시(市)에서 종합주류도매업을 하기 위해선 1억원의 자본금과 165㎡ 규모의 창고시설을 갖춰야 한다.
이 역시 내년 하반기까지 주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자본금 5000만원, 창고시설 66㎡로 기준이 완화된다.
정부는 이렇게 되면 사업자의 부담이 감소돼 창업 활성화와 경쟁촉진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37년 넘게 삼화왕관과 세왕금속공업이 독점적으로 지배해왔던 주류납세병마개 시장도 활짝 열린다.
공정위는 연내 주류납세병마개 제조업체 1곳을 추가 지정하고, 이에 따른 부작용 여부를 평가해 2011년 중 지정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주류제조업체의 다양한 병마개 선택권을 보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기술경쟁을 통한 R&D(연구개발) 투자가 활성화돼 병마개 제조기술도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류납세병마개 제도는 주류제조업체가 납세병마개 제조업체로부터 의무적으로 병마개를 공급받아 사용하는 것이다. 병마개 제조경험이 1년 이상 됐거나 모든 종류의 납세병마개 제조시설을 갖추면 지정받을 수 있지만, 37년이 넘도록 삼화왕관과 세왕금속공업 두 업체만 지정돼 사실상 독과점 구조를 형성해왔다. 실제 지난 1998년에는 제조경험과 제조시설 요건을 충족한 한 업체의 지정신청이 거부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전통주의 인터넷 판매가 허용된다. 지금까지 전통주는 우체국을 통해서만 판매할 수 있었고, 인터넷을 통한 판매는 금지했다. 더불어 전통주 판매 전용 인터넷 포털사이트도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 연말까지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를 개정한다. 전통주는 ‘이강주’나 ‘한산소곡주’ 등의 민속주와 영월더덕영농조합 등의 농민?생산자단체가 생산하는 주류를 말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유통경로가 마련되지 않아 소비자의 구매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자체 유통망을 보유하기 어려운 영세 주류제조업자들이 다양한 판매망을 확보할 수 있게 돼 매출증대와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소비자에겐 다양한 주류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고, 유통비용 절감에 따른 주류가격 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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