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2019년11월17일 일요일

종량세 전환이 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➊ 50년만의 종량세 전환 내용을 살펴보자

기사작성 07-01 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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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세금을 결정하는 과세(課稅)체계는 크게 술 가격에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從價稅)와 술의 도수 또는 양에 따라 부과하는 종량세(從量稅)로 나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정(酒精)을 제외하곤 종가세를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세가 처음부터 종가세였던 것은 아니다.

 

1949년 주세법(酒稅法) 제정 당시는 종량세였지만 1967년 주정·탁주·약주를 제외하고 종가세로 전환한 이후 1972년부터 주정을 제외한 모든 주류에 종가세가 적용됐다.

 

종가세로만 약 50년의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비자는 종가세만 겪은 것이다. 이 종가세가 종량세로 전환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수제맥주의 주세 체계 전환 이슈가 이젠 맥주를 넘어 소주, 탁주, 과실주 등 전 주종에 대한 종량세 전환으로 확대, 논의가 되고 있다.

 

관련 연구용역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하 재정연구원)에서 실시했으며, 그 결과 공청회를 지난달 3일 개최했다.

 

여기에서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내용을 기준으로 종량세 전환을 살펴보려고 한다.

 

가장 큰 변화는 종량세로 전환하는 주종이다. 재정연구원에서는 크게 세 가지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째가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법, 둘째가 맥주와 탁주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법, 셋째가 전 주종을 종량세로 전환하되 일부 주종(예, 맥주와 탁주) 외의 주종은 일정기간 시행시기를 유예하는 것이다.

 

현재 맥주와 탁주는 종량세 전환과 관련, 업계에서 찬성하고 있어 두 주종은 종량세 전환을 준비 중이다.

 

반대로 맥주와 함께 서민 술로 불리는 소주는 증류주 테두리에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희석식소주 업체 입장에선 반대하고 있고, 위스키나 브랜디 등 수입주류는 찬성 입장이다.

 

발효주 중 하나인 과실주 역시 국내 업계는 반대, 수입주류업계는 찬성하는 등 찬반이 나뉘어 있다.

 

종량세 전환을 준비 중인 맥주의 경우 현행 주세 부담 수준인 840.62원/ℓ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맥주는 동일한 세율을 적용할 경우 용기에 따른 세 부담 차이가 발생한다.

 

캔맥주는 세 부담이 하락하는 반면 병, 페트, 생맥주는 증가한다. 또 수입맥주는 저가 맥주의 개별 가격 상승 요인이 존재하긴 하지만 큰 가격 변동은 아니어서 ‘4캔에 1만원’ 기조는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고가의 맥주들은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이번 종량세 전환에 시초가 됐던 소규모 맥주업체 역시 현행 513.70원/ℓ에서 13.88% 감소한 442.39원/ℓ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종량세 개편에서는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종량세 전환 세율의 시나리오를 발표한 증류주의 경우 희석식소주와 위스키 등을 포함하고 있어 희석식소주의 세 부담을 늘리지 않아야 하고 국제 통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제약조건 등이 있다.

 

그 결과 희석식소주의 주세 납부세액인 947.52원/ℓ을 기준으로 21도 이하는 947.52원/ℓ, 21도 초과 시 1도 1리터당 45.12원을 적용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시나리오대로 하면 희석식소주는 세 부담 변동이 없고 나머지 주종은 모두 세 부담이 감소해, 위스키나 브랜디 등의 고가 증류주 가격이 낮아지는 현상이 만들어질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희석식소주의 반대로 현재로선 종량세로의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발효주류(탁주, 맥주 제외)는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1안은 발효주류의 현행 주세 납부세액 수준을 각각 적용해 약주 1,293.19원/ℓ, 청주 1,029.23원/ℓ, 과실주 1,633.55원/ℓ으로 하는 것과, 2안은 발효주류 전체 출고 수량 가중 평균 주세 납부 세액인 1,421.31원/ℓ을 적용하는 것이다.

 

1안은 국내 발효주의 경우 세 부담이 늘어나고, 가격이 높은 수입 발효주는 세 부담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

 

국내 청주는 세 부담이 현행보다 1.71% 증가하는 반면 수입 청주는 5.16% 감소한다.

 

국내 과실주는 세 부담이 현행보다 36.63% 증가하는 반면, 수입 과실주는 10.86% 감소해, 청주보다 과실주의 가격 차가 줄어든다.

 

2안은 약주와 청주의 세 부담은 늘어나고 과실주의 세 부담은 줄어드는 결과를 얻게 된다.

 

약주는 세 부담이 현행보다 7.50% 증가하며, 국내 청주는 현행보다 32.22% 증가, 수입 청주는 현행보다 22.74% 증가해 전체적으로 가격 상승 효과를 가져온다.

 

과실주의 세 부담을 살펴보면 국내 과실주는 현행보다 21.85% 증가, 수입 과실주는 19.62% 감소하게 돼 국내 과실주업계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 같은 결과들로 인해서인지 국내 약주업계나 과실주업계도 종량세 전환에 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

 

기타주류는 다양한 형태의 주종이 섞여 있어 더 복잡한 전환이 예상된다.

 

1안은 국내 기타주류의 평균 도수가 약 5~6도임을 감안해 맥주와 유사한 수준으로 종량세를 부과하는 방안이다.

 

2안은 기타주류의 분류를 세분화해 기존 10%, 30%, 72%로 구분된 주종의 특성에 따라 탁주, 발효주, 증류주에 포함시켜 해당 종량세율을 부과하는 방안이다.

 

두 가지 방안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현재로서는 종량세로의 전환이 가장 어려운 주종으로 알려져 있다.

 

공청회에서 나온 내용에 따르면, 이미 50년간 종가세 체계를 유지함으로써 나름대로 ‘균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에 주류업계의 입장에서는 이런 균형을 새로운 균형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가장 많다고 한다.

 

또 생산자나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갑작스러운 영향을 미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주세 개편은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중장기적인 주세체계의 개편, 즉 종량세 체계로 전환하는 마스터 플랜을 제시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는 공청회 내용을 바탕으로 당정협의를 통한 세재 개편안이 합의됐다.

 

맥주는 1ℓ당 830.3원(공청회 안보다 10.32원/ℓ 감소), 탁주는 1ℓ당 41.7원(공청회 안보다 1.26 원/ℓ 상승)의 세율을 과세하는 종량세 체계로 전환하고, 생맥주는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향후 2년간 세율의 20%를 경감해 664.2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종량세로 전환되는 주종의 세율을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실질 세율 감소를 방지하기로 했다.

 

다음에는 종량세 전환에 따른 주종 간의 산업이 어떻게 변할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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